모리스 라벨M. Ravel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Pavane pour une infante défunte
모리스 라벨M. Ravel
물의 유희Jeux d'eau
프란츠 리스트F. Liszt
에스테장의 분수Les Jeux d’eaux à la Villa d’Este
루트비히 판 베토벤v. Beethoven
피아노 소나타 15번 D장조 작품번호 28 ‘전원’Piano Sonata No.15 in D Major, Op.28 ‘Pastoral’
벨러 바르톡B. Bartok
야외에서Out of doors
요하네스 브람스J. Brahms
피아노 소나타 3번 f단조 작품번호 5Piano Sonata No.3 in f minor, O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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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7세기의 궁정 무용 파반느를 모티프로, 상상의 공주가 추는 고풍스러운 춤을 그린 작품이다. 라벨은 이 곡을 살롱 문화의 중심이던 폴리냑 공비에게 헌정했으며, 우아하면서도 섬세한 감정이 녹아 있다. 원래는 피아노곡으로 작곡되었고, 라벨이 직접 관현악 편곡을 하며 더욱 풍부한 색채를 더했다. 지나치게 사랑받는 곡이 되어 라벨 본인은 다소 부담스러워했지만, 여전히 라벨의 대표적인 서정적 걸작으로 손꼽힌다.
피아노의 맑은 음색을 활용해 흐르는 물의 이미지를 묘사한 곡으로, 인상주의 음악의 효시로 평가된다. 리스트의 ‘에스테장의 분수’에 영향을 받았으며, 빠르게 변화하는 음형은 점묘화처럼 섬세한 인상을 준다. 강의 여신이 물을 보며 웃는다는 시구를 인용해, 밝고 경쾌한 정서를 암시한다. 라벨은 이 곡을 스승 포레에게 헌정했다.
후기 작품 <순례의 해> 제3권 중 하나로, 리스트가 머물렀던 빌라 데스테의 르네상스 분수에서 영감을 받았다. 성경 요한복음의 구절을 인용하여, 종교적 상징과 자연의 이미지를 함께 담아냈다. 인상주의를 앞서가는 묘사적 음형과 고요한 정서가 어우러지며, 후기 리스트 특유의 명상적 세계가 깊이 있게 드러난다. 물결처럼 흐르는 선율은 내면의 평화와 위안을 전해준다.
따뜻하고 밝은 분위기의 이 작품은 ‘월광’ 소나타 이후에 작곡되어, 전환기의 베토벤을 잘 보여준다. 제목은 출판사가 붙인 것이지만, 시골 풍경을 연상케 하는 단순한 구조와 온화한 정서가 일관되게 흐른다. 드론 베이스의 반복과 시골춤 느낌의 스케르초 등 목가적 요소가 특징이다. 베토벤이 혼자 즐겨 연주했다는 2악장은 단순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발라드풍의 악장이다.
피아노를 타악기처럼 다룬 독창적인 모음곡으로, 각 곡마다 자연과 민속의 이미지가 살아 숨 쉰다. 헝가리 민요에서 가져온 주제와 불협화음, 클러스터 기법 등이 사용되며, 리듬적 실험과 화성적 모험이 두드러진다. ‘밤의 음악’은 자연의 밤을 그린 가장 유명한 악장으로, 버르토크 특유의 내면적 정서를 표현한다. 전체적으로는 자연과 인간 감정이 교차하는 한 편의 시처럼 느껴진다.
브람스가 20세에 작곡한 이 소나타는 다섯 악장이라는 대규모 구조 속에 낭만적 정열과 고전적 형식을 함께 담았다. 서정적인 2악장은 사랑의 시에서 영감을 받은 이중창처럼 노래하며, 클라이맥스에서 감정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4악장은 어두운 분위기의 간주곡으로, 사랑의 불안과 불확실함을 암시한다. 마지막 악장은 ‘자유롭지만 외롭게’라는 친구 요아힘의 모토를 인용해, 복합적인 감정과 브람스 특유의 대위법으로 마무리된다.